한참 조용히 퍼즐을 맞추다가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틱, 하는 소리가 나며 테이프가 거꾸로 돌아간다. 붉은 눈동자가 나를 또렷이 응시하고 있었다. 그가 들고 있던 퍼즐을 그냥 바닥에 내려놓았다. 조용히 나를 비추는 두 눈동자가 맹수의 그것 같다는 조금 이상한 생각을 했다. 언제고 나의 목을 물어뜯을 짐승. 어쩐지 등골이 서늘하다. 나는 그에게서 가끔씩 그런 섬뜩한 인상을 받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시선은 나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내가 대답할 때까지 언제까지고 그렇게 있겠다는 듯이.
"……미사토 씨의 짐을 정리하다 발견했어."
"그건 이유가 아닌데."
"……."
입을 다물었다. 시선을 비껴 바닥을 내려다본다. 맞추다 만 퍼즐들이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었다. 그쪽으로 손을 뻗었다. 뭐라고 대답해야 좋을지 알 수 없었다. 손이 조금 떨렸다. 퍼즐은 아무 곳에도 맞아들어가지 않는다. 멀리서 매미가 울었다.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더위에 가슴이 조금 답답해졌다. 나기사는 말이 없었다. 퍼즐을 맞추고 있지도 않았다. 피했던 시선을 다시 들어 올리자 그는 아까와 똑같은 자세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이 아닌 다른 무엇 같은 그 눈동자가 나를 꿰뚫는다. 머릿속을 읽히는 듯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뱃속이 울렁거린다.
"모르겠어."
가까스로 대답했다. 한심하게 들렸지만 그런 대답밖에 할 수 없었다. 왜 맞추고 있을까. 그것은 자신도 모를 문제였다. 에바에 타는 것과 비슷한지도 모른다. 나에게는 늘 뚜렷한 목표나 이유 같은 것은 없었다. 첼로와 마찬가지다. 그냥 어쩌다 보니 시작했고, 아무도 그만두라고 말하지 않으면 그만두지 않는다. 가끔 그게 잘 되어 칭찬받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 퍼즐도 어느 정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아마, 에바에 타는 것도.
"……항상 영문을 모를 행동을 하는구나. 너희는."
그가 중얼거리며 퍼즐 조각 위를 손으로 가볍게 쓸었다. 온통 새까만 빛깔이었다. 마치 현재의 나 같았다. 아니 내가 처한 상황과 같았다. 앞으로 맞출 조각들도 새카만 조각들뿐이라는 점에서까지도. 창백하고 기다란 편인 그의 손가락은 검은 퍼즐들 위에서 더 도드라져 보였다. 가볍게 톡톡 두드리는 손동작이 마치 피아노를 치는 것 같았다. 언뜻 멈춘 손가락이 정말 건반을 두드리는 것처럼 움직였다. 합창 교향곡. 손가락만 보고도 그가 항상 치던 곡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말없이 그의 손가락만 쳐다보았다. 어느새 그는 왼손까지 동원해 보이지 않는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기다랗고 모양 좋은 손가락이 바삐 움직이는 것을 나는 멀거니 지켜보고 있었다.
"배고파. 뭐 좀 먹자."
손장난을 멈춘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연하다는 듯이 나에게 먹을 걸 달라는 말에 대해 토를 달지는 않았다. 마침 점심 식사 시간이기도 했고, 어차피 슬슬 퍼즐이 지루해지려고 하던 참이었다. 기지개를 가볍게 켜고 그를 따라 일어났다. 오랜 시간 구부정하게 앉아 있던 탓에 목 언저리며 어깨에서 요란한 소리가 났다. 나를 잠시 쳐다보던 그가 먼저 성큼성큼 방문을 열고 나섰다. 나는 몇 번 더 스트레칭을 하고서 그의 뒤를 따라 방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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