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13.

또 낯선 천장이다.


묵직한 눈꺼풀을 억지로 밀어올렸다.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먼 천장을 응시하며 눈을 깜박였다. 여기가 어디더라. 묵직하게 물을 머금은 솜처럼, 생각은 느릿하게 움직였다. 떨쳐내지 못한 졸음이 다시 눈 위를 짓누른다. 딱딱한 침대의 감촉이 낯설다. 눈을 굴려 주위를 확인해 보았다. 창문 하나 없는 작은 감옥 같은 방. 아버지가 더미를 이용해 아스카가 탄 3호기를 부수게 한 일로 화가 나서 네르프 본부의 지붕을 부수려다 구속당한 일이 머릿속을 스쳤다. 어딘지 삭막한 천장은 그 방과 닮아 있었다.


여기는 감옥인가?

네르프의?


잠이 덜 깨 묵직한 손발을 움직여 몸을 일으켜 앉았다. 1인용의 딱딱한 침대와 작은 탁상이 방 안 가구의 전부였다. 벽을 더듬어 스위치를 켰다. 조명은 어두운 편이었지만 어둠에 익숙한 눈에는 그마저도 어쩐지 눈이 부셔서 눈살을 찌푸렸다.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창문도 시계도 없어 시간조차 짐작이 되지 않았다. 밖으로 나갈 유일한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책 한 권 없이, 그저 탁상 위에 익숙한 물건이 놓여져 있을 뿐이었다. 아버지가 쓰던 카세트 플레이어. 무심코 그것을 집어들었다. 달칵달칵, 무언가 고장난 것 같은 소리만 날 뿐 그것은 작동하지 않았다. 또 고장난 걸까.

또?

전에 고장난 적이 있었던가?

머리가 지끈 아파왔다. 심장 부근에서 저릿한 통증이 번진다. 기계적으로 손을 움직여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어쩐지 조금 안심이 되는 기분이었다. 내려다본 손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힘없이 침대 위로 털썩 주저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