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루X신지] 카오루 목조르는 신지 단문.

그것은 이상한, 정말 이상한 충동이었다. 새벽에 잠깐 목이 말라 깨서 물을 마시고 들어오던 걸음이 바닥에 누워 잠든 그의 곁에서 멈추었을 때, 신지는 그 충동에 휩싸였다. 손끝이 긴장으로 움츠러들었다. 바싹 마른 입가를 혀로 쓸었다. 온 몸이 심장 소리로 쿵쿵 울린다. 자신이 무얼 하는지도 깨닫지 못한 채 홀린 것처럼  미동도 하지 않는 새하얀 육체 위에 올라타고 그 가는 목에 힘을 주었다. 자신의 미약한 힘만으로도 간단히 부러트릴 수 있을 것처럼 그 목은 가냘팠다. 핏기 없는 살결이 열이 확 오른 자신과 달리 시체처럼 차가워서 이상하리만치 현실감이 들지 않았다. 창틈으로 새어들어온 달빛을 받은 나기사 카오루의 얼굴은 마치 소설 속에 묘사된 뱀파이어 같았다. 이미 심장이 멈추고, 피가 흐르지 않는 뱀파이어. 그래서 지금 이렇게 목을 졸라 죽여버려도, 이것은 살인이 아니다. 그런 이상한 착각이 들었다. 점점 숨통을 옥죄어들어도 카오루는 눈을 뜨지 않았다. 호흡이 점점 가빠지고, 심장이 점점 빠르게 뛰었다.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한여름의 더위가 가득한 방에서 그의 손발 끝이 차갑게 식어들어갔다.

불현듯, 엄지손가락 끝에, 미약한, 그러나 분명한 맥박이 느껴졌다. 거짓말처럼 꿈이 깨졌다. 소스라치게 놀라 두 손을 떼었다. 무언가에 얻어맞은 것처럼 머리가 핑 돌았다. 머리에서 쿵쿵, 맥박이 운다. 떨리는 손을 가누지 못한 채 내려다보기만 했다. 피 한방울 묻지 않은 손에서 풍기는 피 냄새에 질식할 것 같았다. 부들부들 떨며 애써 자신의 두 손에서 고개를 돌렸을 때, 달빛을 받아 묘한 광채를 띤 그 붉은 눈동자와 정확히 마주쳤다. 시선을 돌리지도 못하고, 신지는 자신을 향해 미소하는 그 비현실적인, 흡혈귀같은, 마귀같은, 시체같은 얼굴을 망연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왜 그만뒀어? 그가 입을 열었다. 죽음같이 달콤한 목소리가 노래하듯 흘러나왔다. 계속해도 괜찮았는데, 신지 군. 나는 항상 너를 위해 죽을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 말이야. 목을 졸랐던 게 거짓말인 것 마냥 그의 호흡은 평온했고, 목소리는 아름다워서 마치 죽음과도 같았다.


201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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